이렇게 쉔(シェン)이 살아있는 이상, 그 의뢰는 실패로 끝난 모양이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죽이려 든 상대를 그냥 둘 정도로 쉔은 무른 남자가 아니다.
멀리서부터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것을 눈치챈 쉔은 듀오론(デュオロン)에게 말했다.
「──뭐,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하고 귀찮아지기 전에 구경꾼이 적은 뒷문으로 얼른 퇴장하자고.」
「이런 걸 당하고도 경찰에게 우는 소리도 못하는 마피아라는 것도 꽤 어려운 장사군.」
「뭐, 그렇지.」
타고온 덤프트럭을 방치해둔 채로, 쉔은 신음하는 남자들 사이를 큰 발걸음으로 넘어간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신음하는 뒷골목의 주민들을 보며 탄식한 듀오론도 같이 걸어간다.
「──그런데 듀오론.」
어두운 거리를 걸어가면서, 쉔이 듀오론에게 말한다.
「왜?」
「너, 애쉬(アッシュ)가 어딨는지 아냐?」
이쪽에서 물으려 했던 걸 상대에게 들으며 듀오론은 쓴웃음을 짓는다.
「어이 뭐야? 뭐가 이상해?」
「아니다…너 역시 모르는건가.」
「하? 너 역시 라는 건 무슨의미야?」
「내가 널 찾은 건, 너로부터 애쉬의 행방을 알지 않을까 해서 였다.」
「칫…」
듀오론의 말에 쉔은 눈살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쉔의 분노를 느꼈는지 음식을 뒤지던 도둑고양이들이 황급히 달아난다.
코트 옷깃을 바로잡으며, 듀오론은 쉔을 바라보았다.
「…대체 애쉬와 무슨 일이 있었지?」
「뭐, 여러 가지로… 생각만해도 짜증난다구. 그 자체가 싫어. 날 엿먹이고 말이지. 애쉬"군"이.」
둘의 발걸음은 어느새 익숙한 술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암갈색의 햇살이 인기척 없는 창고 거리에 둘의 그림자를 길게 늘려가고 있었다.
쉔은 얇게 상처가 남아있는 볼을 긁으며 듀오론에게 말했다.
「…그래서 너는 왜 애쉬를 찾고있지?」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찾고있는 게 아니다. ──엘리자베스(エリザベ?ト)란 여자를 기억하나?」
「그래, 네 팀메이트였던 그 딱딱한 여잔가?」
「그녀가 애쉬를 찾고있다.」
「왜 또?」
「자세한 사정은 나도 듣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저번의 묘한 녀석들과 얽힌 얘기같더군.」
「흐응.」
맞장구 친 쉔의 얼굴에 맹수를 떠올리는 미소가 비쳤다.
쉔이 이런 표정을 보이는 건 대체로 그곳에 즐거워보이는 싸움의 향기를 맡았을 때다.
「…결론을 말하자면 애쉬가 뭘 하려하고있는지, 나도 전혀 흥미가 없는 건 아니란말이지.」
「그래? 나는 흥미 없어.」
「그렇겠지.」
쉔이 흥미를 갖는건, 강한 상대와 싸우는 것일 뿐이리라.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알기쉬운 사내다.
「…애쉬를 쫓다보면, 저절로 그런 상대가 나오겠지.」
「만약 나오지 않더라도도, 이쪽은 애쉬를 이대로 둘순 없지. 알고 있겠지만 친한 동료에게는 예의는 있어야 한다고?
전에 만났을 땐 함께 신나게 한탕 했지만, 놈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뒷수습을 받지 않으면 안되지.」
「그런가.」
「그래.」
「구체적으로는?」
「한 방 제대로 먹이는것.」
쉔의 주먹이 허공을 가른다.
「…뭐 녀석은 내 동생뻘이니까. 나를 엿먹인 것에 대해서는 그걸로 없던 일로 쳐주지.」
대범하게 웃으면서, 쉔은 듀오론 어깨에 손을 얹고 단골술집으로 들어갔다.
쉔은 말할 필요도 없고, 듀오론조차 그 불쌍한 마피아들을 잊고있었다.
그정도로 화려한 싸움도 쉔에게는 그저 당연한 일상의 한 토막에 지나지 않았다.
◆◇◆◇◆
베니마루가(紅丸)가 야부키 신고(矢吹 ?吾)의 병실을 방문한 건, 면회시간이 끝날 즈음 이었다.
「미안 오랜만이라 일본의 교통정체를 얕봤어. 좀 더 빨리 오려 했는데──」
「아뇨, 아무렇지도 않습다. 오히려 감사합니다! 일부러 이렇게 와주시니 죄송합니다, 베니마루 씨」
침대 위에서 몸을 들어올린 신고는, 베니마루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여어, 다이몬(大門)선생! 이쪽도 오랜만이구만.」
「음.」
미리 와있던 다이몬 고로(大門 五?)가 언제나처럼 무뚝뚝한 얼굴로 대답한다.
다만, 다이몬은 기분이 좋지 않은거라는 것은 베니마루가 잘 알고있었다.
순수한 유도가의 아주 사소한 표정변화 조차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두 사람은 알고 지낸지 오래되었다.
파이프 의자에 앉은 베니마루는 붕대와 깁스로 전신을 감은 신고를 다시 살펴보고 의미있다는 몇 번 고개를 끄덕였다.
「…의외로 팔팔하구만, 미이라군.」
「아뇨, 저, 몸 건강한 것 밖에 자랑할 게 없으니까요.」
「뭐, 확실히 그럴지도.」
「아니, 베니마루 씨! 그럴 땐 아니 그렇지않아, 라고 말해주시는 거 아닙니까?」
무심한 베니마루의 반응에 신고는 쓴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긁었다.
쿠사나기 쿄(草? 京), 야가미 이오리(八神 庵)과 함께 저번 KOF에 출장한 신고는,
대회종반에 갑자기 "피의 폭주(血の暴走)"를 일으킨 이오리에게서 쿄를 구하다가 전치 수 개월의 중상을 입었다.
─── The King of Fighters XIII アッシュ スト?リ? - つづ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