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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눌린듯 구름에 뒤덮인 낮은 하늘을 날아가는 항공기의 엔진소리가, 한 순간, 둘의 대화를 차단했다.

멀어져가는 항공기의 그림자를 눈으로 응시하는 니카이도 베니마루(二階堂 紅丸)의 발 밑에는 거대한 가방이 놓여있다.

이와 달리, 듀오론(デュオロン)은 짐 하나 갖고 있지 않았다.

신출귀몰한 이 사내라면 묘하게도 납득이 된다.

기본적으로 이 사내는 자신과는 다른 세계의 주민이라고 베니마루는 생각한다.

 

「──입원?」

 

엔진소리에 끊겼던 이전의 물음을, 듀오론이 재차 물었다.

 

「쿠사나기 쿄(草? 京)가?」

 

「그저 검사를 위한 입원을 뿐이야. 심한지 가벼운지로 따지자면

야가미(八神)를 막으려다 만신창이가 된 신고(?吾)쪽이 더 중증이지.

전신골절만으로도 한 달이나 두 달정도론 낫지 않겠지.」

 

그래도 목숨을 부지한것만으로도 다행일지 모른다.

"피의 폭주(血の暴走)"를 일으킨 야가미 이오리(八神 庵)와 상대해 그 정도 상처로 끝난거면, 엄청나게 운이 좋다고 할 수 밖에.

롱 코트의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채, 베니마루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있던 듀오론은 조용히 눈을 깔고 탄식했다.

 

「…그래서 너도 귀국인가?」

 

「뭐 일단은 말이지… 이대로 물러설 녀석이 아냐. 라고 한다면, 녀석이 팀을 짤 상대는 따로 없겠지.」

 

「그런건가?」

 

「그런거지.」

 

크게 고개를 끄덕인 베니마루는 문득 웃음을 멈췄다.

 

「──너 그 남자를 찾고있지?」

 

「그 남자?」

 

「시치미 떼지마. 나는 그 남자와 만난적이 있다고.」

 

 비적(飛賊)이라 불리우는 암살집단의 일원인 듀오론은 일족을 배신하고 도망친 자신의 아버지 론(ロン)을 찾고 있었다.
본래 겉으로 드러나는 일이 없을 듀오론이, "The King of Fighters"에 번번이 출장한 것도, 아마도 론의 행방을 찾기 위함일 것이다.
바람에 나부끼는 금발을 세운 베니마루는 말했다.

 

「혹시 어디선가 또 그 남자의 소문을 듣는다면, 네게 알려주지.」

 

「미안하다, 니카이도 베니마루. 신세를 지는군.」

 

「별로 인사따윈 필요없어. ──그 대신 그 애송이를 찾으면 내게 알려줘.」

 

듀오론은 잠깐동안 말없이 베니마루를 바라봤다.

 

「…너와 애쉬(アッシュ)사이에 무슨 인연이 있는거지?」

 

「내겐 없지만, 그 녀석에게는 있겠지. ──결국 모두 애쉬에게 속은거겠지?」

 

「또 쿠사나기를 돕는건가… 마치 보호자같군.」

 

「신경꺼」

 

다시 한번 쓴웃음으로 표정을 지운 베니마루는 손목시계를 흘낏 보고 펜스에 기댔던 몸을 일으켰다.

 

「…슬슬 탑승시간이군.」

 

「몸조심해라.」

 

가방을 어깨에 메고 걸어가는 베니마루에게 듀오론이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부터 여행을 나서는 지인을 배웅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냉담하고 매정한 한마디였다.
베니마루는 어깨너머로 듀오론을 돌아봤다.

 

「──의외로, 금방 얼굴을 마주할 지도 모른다구?」

 

「그렇다해도 그 땐 더 이상 같은 팀은 아니겠지.」

 

「…그렇겠지.」

 

또 한 기, 거대한 제트기가 활주로를 향해 착륙해온다.
불어온 바람에 두 사람의 긴 머리가 나부끼고, 또 다시 그들의 대화를 막았다.
강한 바람에 얼굴을 돌린 베니마루가 다시 듀오론에게 말을 걸려 했을때,

좀 전까지 거기 있었던 검은 장신의 그림자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졌다.

 

「…너 답다고 한다면 너 답군. 이랄까.」

 

작게 흥얼거리며 베니마루는 가방을 흔들었다.

 

◆◇◆◇◆

 

이주변의 땅값이 얼마나 하는지는, 공교롭게도 그쪽으론 문외한인 베니마루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절대로 싸지는 않을 거란 상상은 되었다.
그러한 장소에 이정도로 넓은 저택을 지었다는 재력은 둘째치고, 그것과는 별개로 숨겨진 힘이 필요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카구라가(神?家)의 이름을 계승하고 있는 일족에게는, 실제로 그런 힘이 있을것 같다.
넓은 정원 연못 근처에 주저앉아, 커다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멍하게 응시하고 있던 베니마루는,

어렴풋한 비단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봤다.

 

「──언제 일본에?」

 

그렇게 물은건, 연보라빛 유카타(일본의 전통의상, 기모노의 일종 - 역주)를 두른 흑발의 일본풍 미인──카구라 치즈루(神?ちづる)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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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몇 시간 전이야.」

 

「발걸음이 가벼워 보여 부럽네.」

 

조금은 쓸쓸하게 미소지은 치즈루는 뜰에 마주한 다다미(일본식 주택에서 짚 등으로 만든 돗자리 형식의 바닥재료 - 역주)

방의 마루에, 유카타 옷자락을 아름답게 정리하고는 앉았다.
올해 일본의 여름은 여느때보다 무덥다.
하지만 치즈루의 안색이 좋지 않은것은 엉겨붙는 듯한 더위에 신경이 거슬리는 것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차가운 우지차를 가져온 하인이 물러나는 것을 기다렸다가, 베니마루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몸 상태는 괜찮아, 치즈루 씨?」

 

「네, 몸은 그럭저럭 회복된것 같지만, "힘" 은 아직──」

 

「그런가…」

 

「그러고보니 중요한 걸 잊고 있었네요. 우승 축하해요. 니카이도 씨.」

 

「그만둬. 대전상대가 도중에 "실종" 된 이상 부전승이라구? 사람들에게 가슴을 펴고 말할 수 있는 결과는 아냐.」

 

평상에 허리를 구부리고 우지차를 단숨에 들이킨다.
차가우면서도 떫은 맛이 베니마루의 목구멍 안 쪽까지 미끄러져 내려, 어설픈 단맛이 되어 입안에 퍼진다.
확실히 이 기분은 영광스런 우승자와는 상당히 다르다.
오히려 베니마루는 패자나 다름없는 분함을 느끼며 일본에 귀국한 것이다.


─── The King of Fighters XIII アッシュ スト?リ? - つづ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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