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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신생 알캐너 선포 - 레이가르드, 세아크의 저택. 방 안에서는 세아크가 옷차림을 단정하게 하고 있었다....

by 듀오ㆍ맥스웰  /  on Oct 04, 2007 22:54

Episode -신생 알캐너 선포 -


 


레이가르드, 세아크의 저택.  방 안에서는 세아크가 옷차림을 단정하게 하고 있었다.  이윽고 방의 문이 열리더니 앨더벨트가 들어와 보고를 한다.


"  주군, 핵심간부와 주요인사들을 포함, 병사들의 배치가 완료되었습니다.  "


"  수고했네.  그럼 가보도록 하지.  "


앨더벨트가 밖으로 나갔고, 그가 나가자마자 이번에는 실베이라가 안으로 들어왔다.


"  왔는가, 친구여.  바로 오늘이 새로운 제국이 탄생하는 그 날일세.  "


"  세아크, 자네가 하는 일이야.  모든 것이 빈틈없이 잘 준비가 되었겠지.  먼저 사열장으로 나가겠네.  "


그리고는 실베이라도 방 밖으로 빠져나갔다.  세아크는 마지막으로 거울을 바라보며 자신의 차림새를 보고는 만족을 하였는지 밖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슈리카의 젊은이들을 불러들여 투기대회를 행한 후에는 곧바로 신생 알캐너 제국을 이슈리카 전체에 선포를 하도록 예정이 되어 있었다.  투기대회도 끝이 났으니 지금이 바로 그 때가 된 것이다.


"  푸른 하늘.....    그리고 바람이 불어오는 군.  좋은 바람이다.  "


저택의 입구를 나서자마자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몸으로 받으면서 세아크가 중얼거린다.


"  신생 알캐너를 선포하기에 어울리는 날씨다....  "


레이가르드의 궁성, 성의 정면에 자리잡은 거대한 사열장에는 이미 많은 이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친위대 간부들은 물론, 쥬다스, 실베이라와 그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셀파니, 그리고 신생 알캐너에 찬동하는 많은 원로와 젊은이들이 몰려 있었다.  그리고 휘황찬란한 갑옷으로 무장한 친위대들이 질서정연하게 위치를 사수하고 있는 것이 한층 엄숙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었다.


"  화려한 시작이라고 해야하나?  으리으리하군!  "


사열장의 다른 한 부근에서는 이슈리카 각지에서 몰려온 타지의 젊은이들이 모여 있었다.  우락부락한 사내들 틈새에 껴있는 엘스가 눈 앞의 광경을 보고는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엘스 뿐이 아니라 모여있는 다른 젊은이들도 신생 알캐너에 참여하기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었기에 숨을 죽이고 사열장을 지켜본다.
한편 친위대 4인방에 속하는 알렉시온과 블레인은 언제나 그랬듯이 쥬다스를 못마땅하게 바라보았고, 이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한 명인 엘리시아는 작은 웃음을 터뜨리며 중얼거린다.


"  저 둘은 여전히 쥬다스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네요.  물론, 당신도 그렇죠?  "


엘리시아가 질문을 던진 상대는 바로 옆에 나란히 서 있는 친위대의 필두인 앨더벨트였다.  앨더벨트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쥬다스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을 부정치 않는다.  그보다도 앨더벨트의 관심사는 엘리시아의 오른팔의 상처였다.


"  그나저나 일부러 엘리시아, 당신에게 매복을 부탁한 것이었는데 실패를 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


"  아, 미안미안~  "


머리를 긁적이며 사과를 하는 엘리시아.  앨더벨트가 언급한 엘리시아의 실패, 그것은 바로 궁성에서 잠입하고 있다가 탈출한 스즈와 리무르들의 추격에 실패한 것에 대해서였다.


"  물론 이 상처가 임무속행에 지장을 주는 정도는 아니지만, 잔여화살이 다 떨어져서 말이지.  상대가 그 정도일 줄 알았다면 예비용을 준비해 가는 거였는데.  "


"  임무수행 중에 방심은 금물이라고 제가 늘 강조하지 않았던가요?  "


"  아니아니 방심은 결코 하지 않았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렇게 실패한 것은 상대가 그만큼 강적이었다는 뜻이지.  "


친위대 4인방 중에서도 엘리시아는 특히나 쾌활하고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 임무에 실패했음에도 얼굴에는 미소가 가시질 않고 상대가 상당한 고수였다고 칭찬까지 마다하질 않는데.


"  엘리시아, 당신은 우리 넷 중에서도 가장 효율적이고 최상의 전과를 올릴 수 있는 싸움 방식을 해나가는 인물입니다.  그런 당신이 지금과 같이 상처를 입었다니....   그 일행들이 그 정도로 강했다는 건가요?  "


"  그렇다고 해야지.  아무튼 깜짝 놀랐다니깐.  "


"  엘리시아, 그럼 당신의 예의 「그것」은 어떡한겁니까?  "


"  「그것」??  아아~  이거?  "


앨더벨트의 이상한 질문에 엘리시아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대답을 하는데. 


"  물론 사용하지 않았지.  앨더벨트 당신도 잘 알잖아?  내가 여간해서는 이걸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야.  "


"  하긴 그렇죠.  당신이 그걸 사용했다면 그들이 그렇게 무사히 당신의 손에서 벗어났을 리가 없었을 겁니다.  "


이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곧 중단되었다.  저편의 사열장 입구에서 세아크가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순식간에 주위 전체가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사열대 위로 천천히 올라서는 세아크를 향해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는 친위대들.  이윽고 사열대에 올라선 세아크가 주변을 둘러 보고는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  모든 준비는 끝났군.  짧으면서도 오랜 세월이 흘러갔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나 세아크ㆍ가이렌이 신생 알캐너의 탄생을 선포하노라!  "


나긋나긋하기만 하던 평소의 그 목소리와는 대조적인 우렁찬 목소리가 사열장 바깥까지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졌고, 이것을 신호로 질서정연하게 자리잡고 서 있는 병사들이 일제히 칼을 빼들어 환호했다.  열광하는 것은 병사들 뿐이 아니었다.  레이가르드에 거주하는 평범한 시민들 한사람한사람 모두가 저마다 목소리를 드높여 환호를 했다.  세아크가 두 손을 천천히 올리는 것을 신호로 환호하던 병사들은 다시 침묵에 잠겼다.


"  여기에 모인 장병들, 그리고 이슈리카 각지에서 먼 길을 와주신 유능한 인재들, 그대들이 있기에 신생 알캐너는 번성을 할 것이며 나아가 이 세계, 이슈리카를 저 혐오스러운 마물들의 손으로부터 구할 수 있을 것이오!  신생 알캐너로 와준 젊은이들이여.  내가 그대들에게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나라를 생각하는 그 마음, 세계를 구원하겠다는 그 의지를 결코 잊지 말기를 바라는 바이오!  "


사람의 마음 속 깊이까지 와닿는 세아크의 짧지만 강렬한 연설, 병사들은 다시 열렬히 환호했다.  세아크의 신생 알캐너 창설에 관한 연설이 끝나고서, 이제는 주요인사들의 직책과 업무배속이 전체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타지에서 지원해온 지원병에 관한 것도 있었다. 


"  주군, 각지에서 지원을 해온 이들의 숫자도 상당합니다.  저들을 조금만 훈련시켜 정예병으로 단련시킨다면 신생 알캐너의 핵심전력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측근이나 다름없는 앨더벨트가 자신의 생각해놓은 것을 세아크에게 조심스레 발언했다.  그러나 세아크가 미처 그에 대한 답변을 하기도 전에 날카로운 한마디가 대화의 흐름을 끊어놓는데, 그런 대담한 행동을 해온 사람은 다름아닌 지원병의 한 사람인 엘스였다. 


"  대단히대단히 미안하지만, 그 의견에 나는 동의를 할 수가 없어.  "


이 대담한 발언에 앨더벨트를 포함한 친위대의 얼굴이 굳어졌고, 당연히 엘스를 제외한 젊은 지원자들은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른다.  블레인과 알렉시온은 엘스를 향해 눈을 부라렸으며 쥬다스는 언제나 그랬듯이 표정에 변화를 주지않고서 엘스를 바라보았다.  방금의 한마디로 인해 모두의 시선이 일순간에 엘스에게로 꽂힌 셈이었다.


"  동의를 하든말든, 그런 권한은 애당초 당신에게 주어진 바가 없습니다.  나는 최대한 당신들 지원자들에게 배려를 하려고 하는 것이니 그 입을 다물어 주셨으면 하는군요.  "


정색하고서 엘스에게는 발언권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앨더벨트.  하지만 옆에서는 세아크가 빙긋이 웃음을 지으면서 엘스의 발언권을 인정해주는데,


"  앨더벨트.  저 사내는 투기대회의 결승까지 진출했네.  그러니 그 정도의 발언은 인정해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네만?  "


이렇게 세아크는 엘스의 발언권을 인정해주고서는 그가 더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그것에 대해 질문을 했고, 엘스는 서슴없이 대답을 시작했다.


"  그럼 말하도록 하지.  나는 말이지, 일개 병졸이 되기위해 이곳 브리퓔 대륙까지 온게 아니야.  "


"  그래, 일개 병졸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못해도 지휘관 정도의 직책을 원하는건가?  "


"  내 바람은 내가 가진 이 힘으로 이슈리카를 구해내는 것.  하지만 다른 녀석들처럼 평범한 병사의 자리에 있어서는 그 바람을 실현할 수가 없어.  "


"  그 말은 즉, 자네의 힘을 발휘하기에 병졸의 자리는 그 그릇이 너무 작다는 뜻이로군.  "


"  역시, 신생 알캐너의 주군.  말이 통하는군!  "


병졸의 자리는 만족할 수 없다고 당당하게 말한 엘스, 주변의 모두를 다시 한 번 놀래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물론 여기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머릿속에 놀라움 외에 또 하나가 각인된 것, 그것은 바로 건방지다는 것이었다.  정말로 지금의 엘스의 행동은 너무나도 건방지고 무례하기에 이를 데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그가 이렇게 서슴없이 말을 건네고 있는 상대는 현재 이 나라를 통치하는 지도자가 아닌가.


"  어머나~  재밌는 아이네?  배짱도 보통이 아니야.  "


엘리시아는 그저 재밌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엘스를 향해 중얼거렸지만, 다른 친위대 3인은 그렇지 못했다.  누구보다도 세아크를 곁에서 모셔온 그들의 두 눈에는 당장이라도 불꽃이 튈 것만 같았다.  쥬다스는 그저 조용히 엘스를 지켜보며 자기 나름대로 판단을 한다.


(대단한 자신감이군.  보통 저런 부류는 두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임을 모르고 날뛰는 단순한 바보이던가, 아니면 정말로 자신의 역량을 펼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기린(麒麒).....)


오만불손하게 보이기까지 하는 엘스를 바라보며 나름대로의 판단을 하는 사람은 쥬다스 외에도 있었다.


"  셀파니,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


실베이라 역시 엘스의 모습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이었다.


"  지금으로서는.....   뭐라 말씀을 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


"  허세를 부릴 만한 타입은 아니라는 것이겠지?  "


"  .....네.  "


"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우리 옆에 있는 저 소년도 필경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거야.  "


쥬다스도 자신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 추측하는 실베이라였다.  문제는 쥬다스나 실베이라가 어떻게 판단을 하던 간에 현재, 주위의 이목은 엘스에게 집중되었고 그 시선은 결코 곱지가 않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대충 의도를 알 것 같군요.  당신은 자신의 힘으로 이 세계를 구하는 것이 목적이라는데 그걸 효과적으로 실현하려면 결국에는 그에 걸맞는 높은 직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닙니까?  "


"  당신도 이해를 했네.  그래 맞았어.  솔직히 말해서 일개병사로 여기서 활동할 바에는 나 혼자서 마물들과 싸우는 것이 나을 정도라고.  "


"  정말 건방지기 짝이 없군요.  당신 같은 뜨내기에게 돌연히 중책을 맡길 정도로 이 신생 제국은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나름대로 투기대회의 결승까지 올라갔다고 실력에 자부심을 갖는 모양인데, 주제 파악을 했으면 하는군요.  "


앨더벨트의 차가운 한마디, 하지만 엘스는 이런 것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서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의견을 다시 내놓기 시작한다.


"  그런 식으로 나올줄 알았어.  나 역시 투기대회의 결승전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어.  자, 그럼 지금 이 자리에서 제대로 시험해보지 않겠어?  내 실력에 대해서 말이야.....  "


그리고서는 엘스는 애용하는 창을 앞으로 내놓아 지금이라도 당장 싸울 의지를 내보였다.


"  어이가 없군.....    저런 불손한 자는 우리 신생 알캐너에게 필요없는 존재입니다.  근위병들은 무얼 하고 있습니까?  어서 저 오만한 작자를 끌어내지 않고!  "


엘스의 행동을 보다못한 앨더벨트가 장병들에게 그를 쫓아내도록 명을 내렸고,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수의 병사들이 각자 창과 검을 비껴들고 달려들었지만 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에 엘스에게 제압을 당해버리고 만다.


"  병사들에게도 당해내지 못하는 수준으로 투기대회의 결승까지 올라온 줄 아는건가?  우습게 보는 것도 정도가 있지....  "


제압해버린 병사 한 명의 머리위에 발을 얹으며 의기양양해 하는 엘스였다.  근위병들은 수도의 치안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평범한 병사들과는 모든 면에서 수준이 틀렸다.  특히나 앨더벨트가 명을 내린 근위병들은 같은 근위대 중에서도 특히나 우수한 실력을 가진 사내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스에게 손도 발도 내밀지 못해보고 제압을 당해버리자 앨더벨트의 표정이 굳어져버린다.  대조적으로 엘스는 여전히 여유가 넘치는 태도로 자신있게 소리치는데,


"  뭐야, 내 실력에 관한 테스트는 벌써 끝난......     "


「콰악~」


그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목줄기로 파고들어온 거대한 손.


"  크....  윽!!!!  "


눈깜짝할 상황에 일어난 일이라 주변의 모두, 그리고 엘스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거대한 손목으로 엘스의 목을 움켜쥐어 들어올린 장본인, 바로 친위대 4인방의 한 명인 블레인이었다. 


"  건방을 떨다니....    아주 재밌어.  크....    큭큭큭, 너 같이 건방진 녀석을 상대하는 것은...   나로서도 정말 재밌는 일이지.  "


음침한 얼굴에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며 엘스를 올려다보는 블레인, 그의 목을 움켜잡고 있는 오른손에는 점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  이.....   게!  "


얼굴이 점점 창백해진 엘스는 왼쪽 팔꿈치를 들어올려 자신의 목을 죄고 있는 블레인의 오른쪽 손목을 있는 힘껏 내리쳤다. 


"  크으!?  "


순간적이나마 블레인의 팔의 힘이 약해졌고, 그 틈에 엘스는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  하아하아....    조금만 늦었어도 질식할 뻔했잖아....     윽!?  "


숨을 몰아쉬던 엘스는 반사적으로 몸을 돌리며 창을 앞세웠고, 동시에 날카로운 칼날이 그의 창과 맞부딪친다.


"  블레인의 말대로 정말 건방진 녀석이야!  그래, 그 잘난 실력을 우리 친위대 앞에서도 한 번 보여주실까!?  "


"  치, 친위대라고?  "


검으로 엘스의 뒤를 공격해온 것은 블레인과 같은 친위대인 알렉시온이었다.  그는 재빠르게 검을 거두어들이더니 부드러우면서도 재빠른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엘스의 측면을 잡고 그곳으로 검을 휘둘렀고, 엘스도 다시 창을 거두어들여 다급하게 그 공격을 막아낸다. 


"  애송이, 나를 잊은 것은 아니겠지?  "


뒤에서 들려오는 블레인의 음침한 목소리.  엘스가 고개를 돌리자마자 망치와도 같은 그 주먹이 면상에 작렬, 엘스는 외마디 소리를 내지르며 몸이 붕 뜨더니 사열장의 구석으로 날아가 쳐박히고 만다.


"  ......  앗차차~  알렉시온과 블레인, 저 두사람은 그새를 못참고 저렇게 나서네.  "


이 상황을 지금껏 지켜보던 엘리시아가 한숨을 내쉬며 같은 친위대인 저 두사람의 급한성질에 대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반면에 리더격인 앨더벨트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고, 군주인 세아크는 말 없이 이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였다. 


"  언제나처럼 멋진 주먹이었다, 블레인.  "


"  .....  죽어버린 것 같군.  크, 크크큭....   "


사열장 구석에 쳐박힌 엘스를 바라보며 각자에게 만족하는 알렉시온과 블레인.  이 때, 지금까지 조용하게 지켜보고 있던 쥬다스가 두사람에게 말하는데,


"  제 멋대로 속단하는군.  녀석은 죽지 않았을 뿐더러 멀쩡하다.  "


쥬다스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구석 쪽에 쓰러져 있는 엘스가 가볍게 몸을 일으켰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목에 이상유무를 확인하고서 두 손으로는 몸 구석구석을 털어내고서 사열장 중앙으로 천천히 걸어나온다.


"  뭐가 어떻게 된거지?  분명히 블레인, 너의 그 강철같은 주먹을 정통으로 맞았는데.  목뼈가 부러지고도 남을 위력이라고!  "


엘스가 멀쩡히 걸어나오자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소리치는 알렉시온.  하지만 쥬다스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듯 했다.


(주먹이 접촉하는 순간, 고개를 돌려 받는 충격을 최소화 한거다.  물론 완전히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저렇게 여유를 부리는 것을 보아하니 사실상 상처를 입지 않은 듯 하군.)


"  그래, 친위대란 말이지?  잘은 모르겠지만 꽤나 높은 직책이라는 뜻인데.  좋아, 이 정도 상대라면 나 자신을 제대로 어필할 수 있겠어.  "


"  볼수록 가관이군!  너 같은 애송이가 우리 친위대를 상대하겠다고?  그것도 이 몸과 블레인 두사람을 말이야?  "


검 끝을 엘스에게 겨누며 한껏 호통을 치는 알렉시온이었다.  그러나 엘스는 그러한 호통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서 소지하고 있는 창을 바로잡을 뿐, 그리고 한층 날카로워진 두 눈으로 알렉시온과 블레인을 번갈아 바라보아 나름대로의 분석을 한다.


"  한 녀석은 격투에 타격전을 주로하며 힘으로 밀어붙이는 타입, 그리고 다른 한 명은 검으로 치고 빠지는 스피드 타입인가.  과연 당신들 둘은 오래전부터 꽤나 연계 플레이를 해왔겠어?  "


"  곧 죽을 녀석이 그런걸 알아서 뭐하려고!?  "


 


 


 


 


 


 


 


 


"  이젠 설명을 해주셨으면 합니다만?  여러분들이 소지하고 있는 소디언들의 진실에 대해서 말입니다.  "


레오나 일행이 승선한 배는 지금 한창 샨드리아 왕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배 안에서는 모두가 모여 있었고, 이걸 기회로 킬이 소디언 마스터들에게 소디언에 관한 진상을 묻기 시작했다. 


"  설명을 하자면 간단해.  소디언들은 오리진이 다시 복원시킨 것이니까.  "


대번에 대답을 해주는 루티.  오리진이 소디언을 복원시켰다는 그 말에 모두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필리아가 자신의 소디언인 클레멘테를 꺼내들며 추가적인 설명을 해준다.


"  저와 우드로우 씨도 이쪽 세계로 소환되고서 오리진으로부터 각자의 소디언을 돌려받았습니다.  "


"  그래, 설마 소디언들과 다시 마주하게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  "


[어떻게 보면 이게 우리들의 운명일지도 모르겠구만.  우리 소디언과 그대들 마스터들의 인연 말일세....]


필리아와 우드로우의 설명이 끝나고서 지금의 이 상황이 예정된 운명일지도 모른다며 나름대로 진지하게 말해주는 클레멘테. 


"  그런데 스턴 씨와 루티 씨가 이곳에 있다면 앤비저는....    고아원의 아이들은 어쩌신거죠?  "


아체는 사뭇 걱정되는 표정을 지으며 앤비저의 아이들의 안부를 묻는다.  아체에게 있어서 그곳의 아이들은 지켜내야만 하는 또 하나의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  분명히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걱정마, 앤비저는 오리진이 수고스럽게도 결계를 만들어 놓아서 더 이상의 마물의 습격을 받는 일은 없을거야.  "


"  그 덕분에 나와 루티는 안심하고 다시 이렇게 너희들의 뒤를 따를 수 있었던 것이고!  "


오리진이 배려를 해준 덕분에 다시 동료들의 곁으로, 전장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하는 스턴.  물론 동료의 입장으로서는 기쁘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바꿔서 생각하면 그 정도로 이슈리카의 미래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하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루티는 못다한 설명을 마저 이어간다.


"  오리진에게 이끌려 다시 싸움터로 향하겠다고 결심한 우리들은 그를 따라가 꽤나 고생좀 했다고.  "


"  응, 맞아!  오리진은 나와 루티에게 그 힘을 다시 사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그만한 각오가 되었는지를 시험해보겠다며 우리들에게 정말 혹독한 수련을 시켰어.  "


루티의 설명에 맞장구를 치며 오리진이 내준 수련이 몹시 힘들었다고 주장하는 스턴.  이에 옆에 있던 리무르가 살며시 묻는다.


"  그렇다면 오리진이 말한 그 힘이란 것이....  "


[그래, 바로 나와 아트와이트다.]


잠자코 경청하고 있던 소디언 딤로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오리진은 스턴과 루티가 무사히 시련을 극복하자 이들을 소디언 마스터로서 다시 인정을 하고는 자신의 힘으로 복원시킨 딤로스와 아트와이트를 두사람에게 넘겨준 것이었다.


"  아, 그러고보니 리무르!  "


스턴이 뭔가 생각이 났다는 듯이 갑자기 손바닥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세게 후려치고는 생각난 이야기를 해준다.


"  지금 앤비저의 고아원에서 우릴 대신해서 리리스가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어.  "


"  어, 어머니께서요??!!  "


"  그래, 스턴과 내게 이 복장을 다시 전해주려고 우리들의 세계에서 이곳으로 넘어왔어.  옷만 주고서 돌아가면 될 것을, 그곳 고아원 아이들을 자신들이 돌봐주겠다네.  뭐 그런 것도 있겠지만....   역시 어머니로서 네가 잘 있는지 그게 궁금해서일거야.  이곳 이슈리카에 무리를 해서 남은 이유가....  "


모친의 이야기를 듣고서 고개를 숙이며 두 눈을 지그시 감는 리무르.  앤비저로 가서 만나봐도 괜찮지 않겠냐고 주위의 모든 동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지만 리무르는 이내 고개를 들어올리며 그것을 거부한다.


"  지금은....    한시가 급한 때입니다.  이쪽 세계의 어려운 상황을 모두 타개하고서....   그리고서 어머니를 다시 뵐 생각입니다.  "


"  음!  책임감 있는 리무르, 너 다운 대답이구나!  "


그녀의 외숙부가 되는 스턴은 그녀의 등을 도닥이며 위와 같이 자랑스럽게 말하였다. 


"  자, 그럼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 끝난 듯 하고.....    다음은 우리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레오나의 이야기를 좀 들어봐야겠군.  "


슬슬 괜찮다고 생각을 했는지 얌전히 앉아서 이야기를 경청하던 크라스가 마침내 이야기의 화제를 레오나에게로 돌렸다. 


"  그래, 센부르크에 가서 무언가 힌트를 알아낸 건가?  "


크라스의 물음에 레오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센부르크에서 겪었던 일에 대해서 모든 동료들에게 빠짐없이 설명을 해주었다.  지오를 구원해달라며 부탁하고서, 레오나에게 힘을 넘겨주고서 성불한 실키ㆍ세인트, 그리고 도중에 파괴신 측근의 마물에게 습격을 받은 일까지.....


"  그 쌍둥이가 모두 죽으면서 지오의 마음은 돌이킬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뜻인가.  "


"  그런 지오를 구원해주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


자신의 의지를 모두에게 확연하게 밝히는 레오나, 하지만 그녀의 이러한 의지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트레이시는 곧장 한걸음 앞으로 나와 반대를 하기 시작한다.


"  일전에 내가 설명한 것을 벌써 잊은 거야?  녀석의 정체는 파괴신....        최강의 존재라 할 수 있는 파괴신인 귀신과 필적하는 힘을 지닌 사신(死神)이라고!  대행자인 네 사명은 그 파괴신을 쓰러뜨리고 이슈리카를 존속시키는 거야.  그런 네가 녀석을 구하겠다니, 이건 결코 있을 수...  아니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야.  "


트레이시는 레오나에게 사명을 잊지 말라고 끊임없이 강조하였고, 자연히 레오나의 언성은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지오가 파괴신이라는 사실을 사이에 두고 대립하는 두 사람, 그리고 이 사실은 나머지 동료들에게도 깊은 갈등을 유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파괴신인 그를 쓰러뜨리는 일, 아니면 구원을 해주는 일, 그 어느 것이 옳은지 각자의 내면의 갈등은 끊이지가 않았다.


"  그만그만.  또 서로 목소리가 높아지는군.  좀 진정들 하라고!  "


크라스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한 주위를 능숙하게 진정시킨다.


"  자꾸 지오 녀석 이야기만 나오는데.....    무엇보다도 우리 중에는 지금 녀석의 소재지에 대해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내 말이 틀린가?  "


크라스의 말대로다.  현재 일행들 중에 지오의 행방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곡을 찌르는 듯한 크라스의 한마디에 모두가 침묵한다.


"  내가 말해두지만, 행방도 알 수 없는 녀석을 사이에 두고 논쟁만 벌여봤자 아무런 득도 없다고.  지금은 우리가 당장 해야할 일에 집중하면 되는거야.  다들 알아들었겠지?  "


크라스의 적절한 한마디로 자칫하면 껄끄러워질 뻔한 서로의 분위기가 다시 안정될 수 있었다.  열띤 토론이 끝나고나서 일행들은 비로소 주변의 공기가 몹시 차가워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우웃~  몸이 떨려오는걸!  이거 입김까지 선명이 보일 정도야.  "


몸을 오그리며 추위에 벌벌 떨기 시작하는 크라스.  갑자기 주변이 추워졌다는 것은 바깥의 기후가 바뀌었다는 뜻이다.  배가 브리퓔 대륙을 벗어나 드디어 프리즈니아 대륙의 해역으로 들어선 것이었다.  레오나의 의견에 따라 모두가 배 안의 잡화점에서 방한복을 구입하여 착용, 각자 체온을 유지하면서 배가 샨드리아 왕국으로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털썩~」


사열장의 중앙에서 블레인의 그 거대한 몸이 맥없이 쓰러지고 만다.  그 뒤를 이어 알렉시온도 나란히 쓰러지는 그야말로 놀라운 광경이 연출된다.

"  칫!  "

맥없이 쓰러져버린 두사람을 바라보며 엘스는 입에서 피가 섞인 침을 뱉어내며 중얼거린다.

"  친위대라...   이름만 거창한 것은 아니었군.  나도 이번에는 꽤나 애를 먹었다고.  "

스스로 말하기를 꽤나 애를 먹었다고 하지만 주변의 사람들은 그걸로는 납득할 눈치가 아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세아크를 호위하는 친위대 중에서 두사람이 제압당해버린 것이다.  친위대를 이끄는 앨더벨트는 얼굴표정이 완전히 굳어졌으며 옆에서 지켜보던 엘리시아는 감탄의 휘파람 소리를 낸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그 누구보다도 경악해 마지않은 사람이 두 명 있었으니 바로 쥬다스와 실베이라였다. 

(어떻게 된거지!?  녀석의 전투 스타일은 나도 잘 알고 있어.  내 기억 속에서 저런 스타일로 싸우던 녀석은 단 한 녀석....  하지만 그 녀석은.....)

어쨌든 엘스는 친위대 소속의 둘을 쓰러뜨렸다.  이걸로 만족하느냐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세아크를 올려다보는 엘스, 앨더벨트는 표정이 밝지 않은 반면에 세아크는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서려 있었다. 

"  훌륭하군.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야.  이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으니 일개 병졸이 되는 것이 불만을 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  안그런가, 앨더벨트?  "

만족하면서 엘스를 극찬하는 세아크, 반면에 앨더벨트는 단호한 태도를 취한다.

"  주군, 이건 그냥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는 다른 이도 아닌 주군을 곁에서 호위하는 친위대를 두 명이나 쓰러뜨렸습니다.  "

"  앨더벨트, 난입하여 싸움을 먼저 건 것은 다름아닌 저 두사람일세.  "

"  그, 그건 그렇습니다만...  "

세아크의 말대로 엘스를 습격한 것은 블레인과 알렉시온이었다.  이 사실만으로 엘스에게는 꽤나 유리한 입장이 된 셈이다.  거기에다가 이 두사람은 기습적으로 엘스를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역공에 이렇게 패하고 말았다.  아무리 앨더벨트라고는 해도 이 사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변명을 할 처지가 안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었다.  세아크는 이어서 엘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자네의 의지는 확실하게 잘 보았네.  신생 알캐너에서는 자네와 같은 인재를 얼마든지 환영하지.  지금 이 시간부로 장군의 직책을 수여하려고 하네.  위치는 친위대와 동급, 어떤가?  "

"  아니, 주군!  "

이제 막 신생 알캐너 제국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뜨내기나 다름없는 사내에게 장군직 수여라는 파격적인 인사에 앨더벨트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세아크는 친위대와 동급이라는 한마디까지 덧붙여서 곁에 있는 앨더벨트를 한층 더 당황하게 하는데.

"  앨더벨트, 자네는 아직도 불만이 있는듯 하군?  "

"  주군, 제가 저 자의 실력을 딱히 의심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아무리 그렇다 할지라도 장군이라는 직책은 너무도 파격적입니다.  이런 인사정책은 주변의 다른 이들로부터 상벌이 공평치 못하다는 평을 듣게 될지도 모릅니다.  "

이에 세아크는 표정하나 흐트리지 않고서 자연스럽게 대답을 한다.

"  이보게 앨더벨트.  나의 인재등용 방식을 잊은 것은 아니겠지?  난 언제나 인재를 찾을때는 명성과 연륜보다는 실력과 능력을 중시했네.  물론 자네와 친위대도 마찬가지이고.  "

세아크는 오로지 상대방의 능력과 실력을 보고서 그에 걸맞는 중책을 맡겼었다.  그건 앨더벨트를 비롯한 친위대도 마찬가지였기에 이들은 젊은 나이에 세아크를 호위하는 중대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이었다.  
이렇게되니 앨더벨트도 더 이상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  그것이 주군의 뜻이라면 저도 더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

그 얼굴에는 지금까지 있었던 당황스러움이 어느새인가 사그라들었고 언제나처럼 차갑고 냉정한 표정이 자리잡고 있었다.  물론 지금의 인사정책에는 불만이 있을 것이다만, 앨더벨트는 그 모든 것을 세아크의 명에 따라 행동하는 사내였다.  어떻게보면 우직하다고 까지 할 수 있는 세아크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 물론 이런 점이 있기에 세아크도 앨더벨트를 언제나 곁에 두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앨더벨트도 더 이상 이의가 없다고 했으니....  "

세아크는 조용히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 방향에 서 있는 친위대의 또다른 한 명인 엘리시아를 바라보았다.  엘리시아는 친위대 4인방 중에서도 유일하게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여성이다.  이러한 그녀이기때문에 세아크의 지금의 인사정책에 불만을 가질 이유가 전혀없었다.  세아크가 자신을 바라보는 표정이 무엇인지를 금새 짐작을 하고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엘리시아, 이내 세아크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엘스에게 말한다.

"  친위대도 더 이상의 불만은 없는 것 같군.  "

"  글쎄, 전혀 다른 사람이 내게 아직 볼 일이 남은 것 같은데?  "

엘스가 곁눈으로 옆을 응시하며 이렇게 대답하였다.  모두가 그 쪽으로 시선을 주목해보니 어느새인가 쥬다스가 엘스의 곁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 손에 검이 쥐어진 것을 확인한 엘스는 자신도 창을 바로잡고 대응태세를 취하였다.

"  이건 정말 예상 밖이로군.  쥬다스 자네도 앨더벨트와 마찬가지로 이 소년을 인정하지 못하는건가?  "

세아크가 이렇게 묻자 쥬다스는 코웃음을 치며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  이 녀석에게 친위대의 직책을 주든 장군직을 주든 난 상관하지 않는다.  단지 내 개인적으로 이 녀석의 실력을 더 시험해보고 싶을 뿐이야.  "

쥬다스의 이런 행동에 조금이나마 그에 대해 알고 있는 모두가 의아해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쥬다스는 고작 이러한 이유로 상대에게 먼저 싸움을 청해올 위인이 아니었다.  이를 지켜보던 셀파니는 곁에 서 있는 실베이라에게 묻는데,

"  대장군께서는 저 소년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짐작하고 계시는것인지?  "

"  어느정도는....  "

실베이라가 대답했다.

"  필경 저 엘스라는 사내를 확인해보고 싶은 것이겠지.  자신이 알고 있는 그와 같은 인물인지를....    지금 나도 저 소년과 같은
생각이야.  "

오래전부터 실베이라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보좌를 해온 셀파니였지만 그런 그녀도 가끔씩을 실베이라의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고, 지금 역시도 그와 같았다.

(대체 엘스라는 청년이 대장군과 저 소년과 어떤 관계가?)

엘스와 겨루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쥬다스, 세아크는 고개를 돌려 엘스를 바라보았다.

"  뭐 나쁠건 없지.  사실 좀 전의 싸움에서 그렇게 큰 부상을 입은 것도 아니니까.  "

엘스는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을 지으며 쥬다스와의 대결에 응하는 눈치였다.  이에 세아크도 별 수 없이 두 사람이 그 자리에서 겨루는 것을 허락을 해주었다.

"  내 실력을 더 확인해보겠다는 것을 말릴 생각은 없다만, 그러다가 다쳐도 책임은 안진다?  "

"  훗, 너야말로.  방금 쓰러뜨린 두 녀석과 나를 같은 부류로 생각했다가는 여기서 죽을 지도 모른다.....  "

"  말을 험하게 놀리는데?  하지만 그런 부류, 딱히 싫어하지는 않는다고.  "

가볍게 미소를 짓는 엘스.  쥬다스는 그 얼굴을 보며 가만히 생각한다.

(역시 행동과 말투에서는 비슷한 점을 찾을 수가 없군.  남은 것은 전투에서 파악해볼 뿐이다.)

쥬다스는 잡념을 떨쳐버리고 가벼운 심호흡을 하는가 싶더니 날렵하게 달려들어 검을 휘두른다.  엘스 역시 자신의 창을 앞세워 그의 검을 가볍게 받아냈다.  

(이런 타입은 속도로서 교란시켜면 허점을 찾을 수 있을 터.)

쥬다스는 가벼우면서도 빠른 움직임으로 엘스의 주변을 돌며 이곳저곳 틈새를 찾아 검을 쉴 새 없이 휘둘렀다.  엘스는 제자리를 고수하며 그 검을 잘 막아내는가 싶더니 끝내는 오른쪽 측면이 비게 되었고, 쥬다스는 결코 이를 놓치지 않는다.

(여기다!)

파고들어 검을 휘두르려는 찰나,

"  !!  "

쥬다스는 엘스가 왼손을 품에 넣는 것을 일시적으로나마 목격하고서는 공격을 중단,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아니나 다를까, 그 품에서는 단검이 나왔고 엘스는 시간차를 두지 않고서 그 단검을 쥬다스에게로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쥬다스에게 약간 못미치는 거리, 그의 바로 앞쪽을 향해 던진다.

(그렇게 나오는군!)

쥬다스는 침착하게 제자리에서 자세를 잡더니 바람처럼 검을 휘둘러 눈깜짝할 사이에 자신의 발 아래로 떨어지는 단검을 튕겨내버렸다.  이런 그의 행위에 엘스는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짓는데,

"  어럽쇼~?  어째서 튕겨낸거지?  난 직접 너를 노리고서 단검을 던진 것이 아닌데?  "

"  그렇기 때문에 튕겨낸거다.  네놈이 던진 단검의 궤도는 내 발 아래 즉, 내 그림자를 노리고 있었으니까.  "

"  그림자를 노리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채다니...    설마, 그 공격의 특성도 알고 있는거냐?  "

"  훗, 알고 있기에 받아쳐낸 것이다.  미리 말해두지만 내 그림자를 노려 나를 속박하려는 어설픈 수작은 하지 않는게 좋을거야.  그런 뻔한 수작에 넘어갈 만큼 난 허술한 녀석이 아니야.  "

"  재밌군!  이거 정말 앞서 싸운 두 명보다 싸울 맛이 나겠는걸?  "

모처럼 즐거운 표정을 짓는 엘스가 창을 다시 비껴잡고는 의기양양한 태도를 지으며 쥬다스에게 말한다.

"  하지만 말이지.  이 싸움은 내가 절대적으로 유리해.  창이 검에 비해 압도적인 공격범위를 자랑한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

쥬다스는 대답없이 엘스에게 달려들었지만 그와 동시에 무언가가 번개같이 그의 허리사이를 스쳐지나갔다.

"  !!  "

깜짝놀라 움직임을 멈추어 보니 허리의 옷깃이 찢어져 있었다.  그리고 쥬다스를 여전히 응시하며 창을 겨누고 있는 엘스, 비로소 쥬다스는 방금의 그것이 엘스의 찌르기 공격이었다는 것을 파악했다.  또다시 찌르기를 시도하는 엘스, 쥬다스는 침착하게 그것을 피하면서 한편으로는 검으로 막아내면서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엘스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셈이다.  거리가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불리해지는 것은 바로 쥬다스.  하지만 애시당초 긴 창을 사용하는 엘스는 점점 유리한 입장에 놓일 수 밖에 없었다.  

(접근조차 못하게 한다는 것인가?  확실히 창술은 뛰어나군, 하지만 말이야.....!)

최대한 거리를 벌리고나서 검을 바로잡은 쥬다스는 상반신의 자세를 최대한 낮추었다.

(내가 접근조차 못하고 이대로 물러날 것이라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쥬다스는 가벼운 심호흡을 마침과 동시에 그대로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엘스는 바로 대응태세를 취한다.

(정면으로 달려들어?  나를 너무 우습게 보고 있군!)

쥬다스의 가슴을 향해 번개같이 창을 내지르는 엘스.  그러나 그 창끝은 쥬다스의 몸을 너무도 가볍게 관통해버린다.  

"  창에 느낌이 오지 않았어?  설마!?  "

이렇게 생각하는 그 순간, 쥬다스는 이미 엘스의 바로 앞까지 접근해 있었다.

"  윽!!!  "

"  환영인(幻影刃)!!  "

「파키이이잉~」

날카로운 소리가 사열장 구석구석으로 울려퍼졌고, 동시에 하늘위로 무언가가 수직상승하는가 싶더니 이내 바닥으로 떨어졌다.  모두가 바라보니 그것은 하얀 뼈로 이루어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쥬다스가 착용하고 있던 그의 가면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가면을 사이에 두고 양자는 가만히 서있었다.  엘스는 몸을 움츠리고 있었고, 반대로 쥬다스는 얼굴이 뒤로 젖혀져 있었다.
곧장 젖혀진 고개를 원위치 시키며 얼굴을 찌푸리는 쥬다스.

(칫!  너무 얕았나?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내 잔상을 눈치채고 실체에 공격을 시도하다니 대단한 녀석이군!)

(위험했어.  창을 더 깊게 휘둘렀다면 녀석의 목을 찌를 수도 있었다만....  )

엘스는 이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곁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오른쪽 어깨는 쥬다스의 검이 스쳐지나가 옷깃이 잘려나간 상태였다.

(더 욕심을 부렸다간 지금쯤 나 역시 무사하지 못했겠지.  하지만 이걸로 확실히 알 수 있겠어.  이녀석은 강해, 방금 싸운 그 친위대인가 뭔가하는 두 녀석들보다도 훨씬!)

(전투 스타일 면에서는 여러가지로 비슷한 점이 보이는군.  단순히 우연의 일치인가, 아니면?)

쥬다스는 아직도 머릿속에 많은 고민을 남겨두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내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짓는가 싶더니 자신의 검을 거두어들여 더 이상은 싸울 의지가 없음을 내비친다.  엘스가 의아하게 생각하자 바로 대답을 해주는데,

"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으로 네 실력을 알아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실력은 충분히 확인했다.  나도 너를 신생 제국의 일원으로서 인정을 하도록 하지.  "

"  뭐야, 그런거였어?  사람이 딱딱한 줄로만 알았는데 제법 융통성이 있잖아?  너 꽤 괜찮은 녀석이구나?  "

"  흥.  "

"  아무튼 모처럼 이런 싸움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괜찮다면 나중에 못다한 승부를 내도 되겠지?  "

"  그런 날이 오게된다면 말이지....  "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사열장 중앙에서 물러서는 쥬다스.  그러는가 싶더니 문득 질문이 생겼는지 엘스를 다시 부르며 다음과 같이 말하는데,

"  최후로 한가지만 묻겠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나와 만난 적이 있었던가?  "

"  엥??  뭔소리야 그게????  "

"  아니, 그냥 해본 소리다.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

쥬다스는 이렇게 대답하고는 더는 미련이 없다는 듯이 등을 돌렸다.

(아무튼 확실하게 단언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녀석은 아니야.  하지만 싸움방식은 녀석과 흡사하다.  엘스라고 했던가?  앞으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군.....)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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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2day Yoz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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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 [레벨:1] 슈리온   on 2007.10.06 10:48  (*.129.160.57)
    ...(숨 들이키고) 쥬다스으으으으으!!!!!!!!!!!!!!!!!!!!!!!!!!!!!!!!!!!(내쉬고)./개탕탕

    오랜만의 더 월드로군요 ㅇㅅㅇ+! 기쁩니다!!!!/ㅂ/!! 드디어 알캐너가 선포되었군요.. 랄까 저 엘스라는 사람은 설마(...) 그림자를 다룬다니 그 '신'중 한명..일까요? 아니면 잊혀져가고 있는 지오?OTL

    쥬다스 등장이 많아서 행복한 저였습니다<-
  • profile
    from. [레벨:6] 레스키   on 2007.10.12 23:30  (*.250.250.130)
    으아아앗 >< 슈리온 님 말에 동의 ...(...) 하지만 엘스에 대해서도 점점 궁금해지네요...저 정도의 실력이라니; 다음편도 기대합니다~
  • ?
    from. [레벨:22] 데트라   on 2007.10.22 10:30  (*.240.219.3)
    오랜만에 보고갑니다 수고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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